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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순진리회 BASIC

우분투!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

by 대순진리회 Daesoonjinrihoe 2025. 2. 17.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를 떠나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간다. 인간이 남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인의 욕심을 조절하여 남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윤리가 필요하다. 오늘날처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이에 다층적으로 상호 긴밀히 연결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처럼 서로 밀접히 연결된 환경 속에서 사는 우리가 자신만의 이익을 우선하는 생존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서로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시대에 우리 도의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하자’라는 공존공영(共存共榮)의 상생 이념은 어느 시대보다도 절실히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공존공영의 상생 이념을 되짚어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아프리카 부족의 문화와 관습을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어느 부족 아이들을 모아놓고 게임을 했다. 큰 나무 밑에 초콜릿과 과자, 사탕이 가득 담긴 선물 바구니를 놓아두고, 달리기하여 나무 밑에 1등으로 도착하는 아이에게 선물 바구니를 주겠다고 제안했다. 바구니에 든 과자들은 가난하고 외딴 마을에 사는 아이들은 구경하기조차 어려운 것이었다. 학자는 아이들이 1등을 하기 위해 각자 기를 쓰고 달릴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출발을 외친 순간, 아이들은 예상과 달리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손을 잡고 한 줄로 나란히 뛰어갔다. 결국 손을 잡은 채 다 같이 골인 지점에 도착한 아이들은, 공동 1등으로 받은 선물 바구니를 두고 둘러앉아 과자를 나누어 먹었다. 아이들의 신기한 행동을 보고 놀란 학자는 그 이유를 물었다.
  “1등을 하면 혼자서 과자를 다 가질 수 있는데, 왜 모두 같이 달린 거니?” 그러자 아이들이 합창하듯 한 목소리로 외쳤다. “우분투(Ubuntu)!” 이어서 한 아이가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 “내가 1등을 해서 과자를 독차지하면 나머지 친구들이 모두 슬퍼할 텐데, 어떻게 나 혼자 행복할 수가 있겠어요?”
01

 

  위의 일화에서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외친 ‘우분투(Ubuntu)’라는 말은 남아프리카 반투족02이 쓰는 말로 ‘우리가 있기에 내가 있다(I am because we are)’라는 의미다. 이 단어는 다시 말해 ‘우리가 존재해야 나도 존재한다’라는 뜻으로 공동체 의식을 바탕으로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강조한 말이다. 일화 속 아이들이 달리기 시합이 시작되자 서로 약속이라도 한 듯이 나란히 손을 잡고 골인 지점에 동시에 도착한 것은 모두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우분투 문화 속에서 자랐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에서 주요한 미덕으로 전해 내려온 이 우분투라는 개념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넬슨 만델라(Nelson Mandela, 1918~2013)03와 데스몬드 투투(Desmond Tutu, 1931~2021)04에 의해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넬슨 만델라는 우분투 정신에 대해 “우분투가 자칫 자신을 위해 일하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일하다 보면 그에 속한 자신의 위치가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05 그는 이 우분투 정신을 바탕으로 17세기 중엽 백인 이주자들로부터 시작되어 340여 년이 넘도록 지속돼 온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백 인종차별 정책을 종식했다.


  또한, 데스몬드 투투는 “우리는 우리를 타인에게서 분리된 개인으로 생각할 때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연결되어 있고 당신이 하는 일은 세상 전체에 영향을 미칩니다. 당신이 좋은 일을 하면, 그 결과는 퍼져 갑니다. 그것은 인류 전체를 위한 일이 됩니다.”06라고 말했다. 이렇듯 우분투는 개인이 타인의 존중을 바탕으로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삶을 지향하는 정신으로 오늘날과 같이 세계화 시대에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평화 윤리로 볼 수 있다.07


  만약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어른들이 이 일화에서와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연 일화에 등장하는 아프리카 아이들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서로 손잡고 함께 갈 수 있을까? 어디를 가나 1등과 최고를 내세우고, 남이야 어찌 되었든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주의가 팽배한 현실을 생각해 볼 때, 아마도 많은 사람이 자신의 이익을 좇아 다른 사람과 경쟁하지 않을까? 심지어 일부 사람들은 1등을 하여 선물 바구니를 독차지하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상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지나친 경쟁 문화 속에서는 서로를 경쟁자로 만들기 십상이기에 함께 살아가는 덕목인 협동이나 배려,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기 어렵다. 일화 속 아이들처럼 우분투 정신을 실천하기가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다.


  포덕ㆍ교화의 지침서인 『포덕교화기본원리Ⅱ』에는 “상생법리는 남 잘 되게 하는 것이 곧 나도 잘 되는 길임을 자각케 하신 협동의 원리이기 때문에 공존공영의 평화의 윤리라 할 수 있다.”08라는 내용이 있다. 도전님께서 우리 도의 법리가 ‘함께 살고 함께 번영한다’라는 상생 윤리임을 가르쳐 주신 말씀이다. 따라서 개인과 공동체의 공동 번영을 지향하는 우분투 정신은 우리 도의 상생 윤리의 일면으로 볼 수 있다.


  일찍이 도전님께서는 “서로 상부상조하고 서로가 극이 없는 마음, 서로가 믿고, 네가 아니면 내가 죽고, 내가 아니면 네가 죽는다는 마음으로 행하여 대망(大望)하는 그 목적을 이루어야 한다.”09라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대망하는 목적을 운수와 도통이라고 본다면 공존공영의 상생 윤리를 실천한다는 것은 단지 자기 주변에 선한 영향을 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수도의 목적과도 직결되는 일임을 알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크고 작은 많은 일을 타인과 화합해 나가야 한다. 이때 나의 개인적 이익을 우선하기보다는 공동체의 이익과 발전을 지향하는 상생의 우분투 정신을 생각해 보면 어떨까.

 

 


01 이강철, 『함께 행복 우분투 리더십』 (서울: 시간여행, 2015), pp.17-18.
02 반투족(Bantu peoples)은 아프리카 중남부에 분포하면서, 반투어를 사용하는 종족을 통틀어 일컫는다.
03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자 흑인 인권운동가이다. 1993년에 당시 국민당 소속 대통령인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Frederik Willerm de Klerk, 1936~2021)와 함께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분리, 격리를 뜻하는 아프리칸스어)를 철폐한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1994년에는 남아공 최초로 흑인이 참여한 자유 총선거를 통해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다음 해 과거 청산을 통한 인종 간 화합을 위해 ‘진실과 화해 위원회’를 만들었다.
04 남아공의 성공회 대주교로 넬슨 만델라와 함께 남아공의 반 아파르트헤이트 운동을 이끈 핵심 인물이다. 그는 아파르트헤이트에 항거하고 인권 운동을 한 공로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1994년 넬슨 만델라 정부 수립 이후인 1995년에 ‘진실과 화해 위원회’의 의장을 맡으면서 남아공의 불행했던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노력했다.
05 이로운넷 홈페이지, 「[백선기의 세상읽기] 27. ‘우분투(ubuntu)’를 아시나요?」,    https://www.eroun.net/news/articleView.html?idxno=22104.
06 이강철, 앞의 책, pp.18-19. 
07 이경한, 「아프리카 우분투를 통한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 탐색」, 『국제이해교육연구』 (12) (2017), pp.132-145 참고.
08 『포덕교화기본원리(2)』, p.6.
09 「도전님 훈시」(1991. 8. 26).

 

 

출처 : 대순진리회 여주본부도장 홈페이지 대순회보 281호